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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Drama

웹툰 기반 드라마 열풍의 시작, 더블유(W)

by 꿈 미디어 2025. 7. 13.

웹툰 기반 드라마 열풍의 시작, 더블유(W)
출처 : 구글 / 웹툰 기반 드라마 열풍의 시작, 더블유(W)

 

2016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더블유(W)’는 웹툰이라는 소재를 드라마로 확장해내며 국내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 작품입니다. 가상 웹툰 세계와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설정은 당시로선 신선한 충격이었으며, 이후 수많은 웹툰 원작 드라마의 길을 열었습니다. 강철(이종석)과 오연주(한효주)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메타적 서사, SF적 연출, 정교한 극본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서사 실험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더블유(W)’가 어떻게 웹툰 기반 드라마 열풍의 시초가 되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가상 캐릭터가 현실을 인식하는 순간

‘더블유’의 가장 핵심적인 설정은 현실 세계와 웹툰 세계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웹툰 속 주인공인 강철은 어느 날부터 자신의 세계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감지합니다. 반면 현실 세계의 외과의사 오연주는 아버지(웹툰 작가)의 작업실에서 웹툰 속 강철과 우연히 조우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두 세계가 ‘문자 그대로’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설정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닙니다. “웹툰 캐릭터가 스스로 자각한다”는 개념은 메타픽션의 핵심 개념이며, 극 중 강철이 자신의 존재 이유, 정체성, 자유의지 등을 고민하게 되는 과정은 단순히 흥미를 넘어서 서사 구조에 대한 철학적 탐구로 이어집니다. 또한 두 세계의 시간 흐름, 감정선, 인과관계가 서로 간섭하는 전개 방식은 지금까지의 로맨스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매회 등장하는 반전은 단지 플롯의 반전이 아닌, “현실이 이야기의 일부가 된다”는 세계관의 반전이기 때문에 그 임팩트가 더욱 강력합니다. 이처럼 ‘더블유’는 웹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하나의 살아있는 세계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웹툰 원작 드라마, 대중성과 예술성의 균형

‘더블유’는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드라마입니다. 당시 시청률은 지상파 드라마로서 평균 11~13%대, 최고 13.9%까지 올랐으며, 인터넷 검색량, SNS 언급량, 해외 유튜브 반응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성공은 방송가에 “웹툰도 충분히 드라마로 확장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주었고, 이후 ‘치즈인더트랩’, ‘김비서가 왜 그럴까’, ‘이태원 클라쓰’,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수많은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더블유’는 단순한 원작 재현에 그치지 않고, 웹툰과 드라마라는 매체의 차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강철이 ‘화면에서 빠져나오며 현실로 이동’하는 장면, 컷 프레임 안에서 멈춰있는 시간, 화면 밖에서 흐르는 나레이션 등의 연출 기법은 만화적 문법과 영상적 문법이 결합된 실험으로, 이후 많은 드라마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후 제작사들은 웹툰 IP를 단순히 스토리 뼈대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연출과 철학까지 포함된 콘텐츠 플랫폼으로 인식하게 되며, 그 시초가 바로 더블유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선구자적 의미는 분명합니다.

“나는 누군가의 창작물인가요?”

더블유는 단순히 소재나 설정의 참신함으로만 성공한 작품이 아닙니다. 그 중심에는 강렬한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강철은 웹툰 속 완벽한 남자 주인공이지만, 점차 자신의 삶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자각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내 운명을 쓰고 있다면, 나는 진짜인가?” 이 질문은 작품 전체의 철학적 기반을 이룹니다. 강철은 작가(오연주의 아버지)를 직접 만나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창조주와 대립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캐릭터의 성장기가 아닌, 가상 존재가 정체성을 찾는 메타 드라마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강철은 단순한 판타지 속 남주가 아니라, 서사 그 자체를 깨고 나와 주도권을 되찾는 ‘서사 밖의 존재’로 자리합니다. 이는 드라마라는 매체가 가진 한계를 넘어서려는 도전이었으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또한 오연주와의 관계는 전형적인 로맨스를 넘어서, 서로가 서로의 세계를 지켜주는 존재로 진화하며, 감정선과 서사 구조 모두에서 완성도 높은 균형을 보여줍니다.

‘더블유(W)’는 웹툰이라는 2차원 세계와 현실 세계를 연결하며, 드라마가 어디까지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선구적인 작품입니다. 이후 수많은 웹툰 기반 콘텐츠의 물꼬를 튼 이 작품은, 지금 다시 봐도 놀라운 설정과 구조를 자랑합니다. 메타 서사와 로맨스를 모두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지금이라도 더블유를 정주행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