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 <서울촌놈>은 단순한 여행 예능이 아니었다. 서울 출신 연예인들이 지방 출신 게스트의 고향을 방문해 체험하고 그들의 과거를 따라가는 이 프로그램은, 진짜 사람 냄새 나는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화려한 세트 없이도 웃음을 만들고, 짜인 대본 없이도 감동을 준 서울촌놈은 2020년대 한국 예능 포맷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 글에서는 시청자들의 뇌리에 박힌 결정적 장면들을 통해 서울촌놈이 예능 트렌드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살펴본다.
로컬 체험의 진짜 매력을 끌어낸 순간들
서울촌놈의 가장 큰 특징은 ‘출신지 기반’ 콘텐츠라는 점이다. 매회 게스트가 자신의 고향을 직접 소개하고, 서울촌놈 MC들과 함께 동네의 명소, 맛집, 친구들, 학창 시절을 돌아본다. 이런 구조는 그 어떤 리얼리티 예능보다 진정성 있는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예를 들어 부산 출신 이시언 편에서는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깡통시장 등을 방문하며 이시언이 학창시절 다녔던 학교, 친구들과의 추억을 되짚었다. 이 장면에서 서울촌놈 출연진이 직접 어묵을 먹고 사투리를 따라 하며 문화 차이를 실감하는 모습은 큰 웃음과 함께 ‘서울사람의 시선으로 본 지역 체험’이라는 신선한 관점을 제공했다.
또한 지역 전통 시장, 동네 공원, 게스트의 단골집 등을 조명하며 “로컬을 여행의 중심으로 만드는 방식”을 확립했다. 이는 기존의 대형 리조트 중심 여행 예능과는 완전히 다른 흐름으로, 이후 다수의 지역 기반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쳤다.
짜지 않은 리얼리티, 공감의 순간들
서울촌놈은 출연진이 예능적 역할을 의도적으로 수행하지 않는 점에서도 특별했다. 차태현, 이승기, 조세호 등 각 시즌 MC들은 대본에 기대기보다 상황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방식으로 리액션을 보여주었고, 이는 ‘꾸미지 않은 진짜 예능’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특히 광주편에서는 게스트 이광수가 자신의 학창시절을 돌아보며 직접 중학교 선생님을 만나고, 어릴 적 살던 골목길을 걸으며 감정을 드러낸 장면이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이런 모습을 방송에서 볼 줄 몰랐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단순한 예능을 넘은 ‘기억 소환’ 콘텐츠로서의 서울촌놈이 재조명되었다.
또한 예능에서 보기 드물게 ‘진짜 친구’들과의 만남이 자주 등장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대본이 없기에 자연스럽고, 대사보다는 표정과 행동으로 관계가 설명되는 순간들이 많았다. 이처럼 <서울촌놈>은 리얼리티의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고, 시청자들은 그 안에서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다.
서울촌놈이 만든 예능 트렌드 변화
서울촌놈은 단기 방영으로 끝났지만, 그 영향력은 지속됐다. 방송 이후 다양한 예능에서 ‘고향 방문’, ‘출신 지역 체험’ 포맷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과거보다 더 소규모·로컬 중심의 구성들이 선호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내 고향 내일은>, <시골경찰>, <어쩌다 사장> 등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로컬성과 진정성을 강조하며 시청자와의 거리감을 좁혔고, 서울촌놈이 보여준 포맷 가능성이 실제 기획과 제작에 반영되었다. 특히 “대형 예능보다 작고 진솔한 콘텐츠가 더 멀리 간다”는 메시지가 기획 현장에서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OTT의 성장과 맞물려, 자극보다는 공감과 잔잔함을 추구하는 시청자 트렌드에도 서울촌놈은 부합했다. 팬들은 유튜브 클립으로 ‘명장면’을 반복 시청하며, 댓글로 “이게 진짜 힐링이다”, “이런 예능 더 만들어주세요” 같은 반응을 남겼다.
서울촌놈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오래 기억되었다. 예능이 웃기기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도 충분히 예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콘텐츠였다.
<서울촌놈>은 한국 예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든 기념비적 프로그램이다. 화려한 포맷 없이도 감동을 전했고, 짜여지지 않은 일상 속에서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유효한 이 예능은, 바쁜 일상 속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콘텐츠다. 당신의 고향도, 혹은 잊고 지냈던 어느 골목도 다시 떠올리게 할 서울촌놈의 감동, 지금 정주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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