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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사바하로 본 한국 종교 스릴러의 트렌드

by 꿈 미디어 2025.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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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하로 본 한국 종교 스릴러의 트렌드
출처 : 구글 / 사바하로 본 한국 종교 스릴러의 트렌드

 

2019년 개봉한 영화 사바하는 한국 영화계에서 흔치 않은 ‘종교 스릴러’ 장르로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불교, 이단 종교, 괴담 요소를 혼합하여 깊은 세계관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며, 장르적 실험성과 대중성 두 가지를 모두 충족했습니다. 본 글에서는 사바하가 보여준 종교 스릴러 장르의 특성과 이를 통해 나타난 한국형 오컬트 콘텐츠의 트렌드를 분석해봅니다.

‘사바하’가 그린 종교의 그늘

사바하는 제목부터 불교의 만트라에서 유래된 단어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이 단어는 단순한 종교적 상징이 아니라, 인간이 종교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용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영화는 목사 박웅재(이정재 분)가 이단 종교를 추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등장하는 ‘사슴동산’, ‘뱀파 성결교회’ 같은 이름을 가진 종교 단체들은 허구이지만, 한국 사회에 실제 존재하는 이단 문제와 맹목적 신앙의 폐해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한 설정입니다. 특히, 영화는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단순히 이단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종교의 복잡한 이면과 인간 욕망의 연결고리를 심도 깊게 탐구합니다. 이처럼 사바하는 종교를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서사와 인물 심리의 핵심 기제로 활용하며,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물었던 종교적 질문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국형 종교 스릴러의 미장센

사바하는 장재현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과 마찬가지로 종교와 스릴러의 결합을 통해 공포보다 더 깊은 심리적 긴장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한국적 미장센과 지역성이 이 장르적 긴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끌어올립니다. 영화의 배경은 도심과 시골, 교회와 터널, 동굴 등 현실적이면서도 기이한 공간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특히 강원도의 폐터널, 기이한 마을 구조, 버려진 종교 시설 등의 공간적 설정은 ‘믿음’과 ‘불신’ 사이의 불안정한 경계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합니다. 카메라의 움직임은 정적이면서도 불안한 구도를 유지하며, 인물들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드러냅니다. 조명과 색감은 전반적으로 회색조를 띠며, 극중에 등장하는 ‘쌍둥이 소녀’ 설정은 공포감뿐 아니라 운명과 신념, 예언에 대한 은유로 기능합니다. 사바하의 연출 스타일은 할리우드식 점프 스케어와는 다른, 한국적 불안과 긴장을 천천히 쌓아가는 방식을 택합니다. 이는 <곡성>, <검은 사제들> 같은 한국형 오컬트물들과도 결을 같이하며, 관객에게 공포 이상의 사회적 문제의식과 철학적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사바하’ 이후, 오컬트 장르의 변화

사바하 이후, 한국 콘텐츠 업계에서는 종교 스릴러와 오컬트물에 대한 접근 방식이 보다 복합적이고 상징적으로 진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귀신이나 무속신앙에 기반한 단순 공포가 주를 이뤘다면, 사바하 이후에는 이단, 교리, 신념의 왜곡 등 더 복잡한 소재와 주제들이 본격적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방법>, <프리스트>, <성스러운 아이>, <더 글로리>의 일부 장면 등에서 종교적 상징이나 왜곡된 신념 체계를 소재로 활용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는 사바하가 남긴 하나의 영향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플랫폼 다변화와 함께 종교 스릴러는 웹툰, 웹소설, OTT 오리지널 콘텐츠 등으로 확장되며 보다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장르의 장점은 낯설면서도 익숙한 한국인의 정서를 자극한다는 점에 있으며, 사바하는 그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입증한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영화 사바하는 단순한 종교 비판이나 공포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형 종교 스릴러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불안정한 신념과 인간 심리를 고찰하는 이 영화는 장르적 실험성과 사회적 통찰을 모두 갖춘 작품입니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지금이 바로 사바하의 철학과 긴장을 체험할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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