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방영된 KBS2 드라마 ‘김과장’은 유쾌한 블랙코미디이자 현실적인 오피스 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탄탄한 캐릭터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글에서는 김과장 주요 인물들의 성격, 관계, 그리고 이들이 조직 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중심으로 드라마를 다시 조명해보겠습니다.
김성룡: 반영웅에서 진짜 히어로로
‘김과장’의 주인공 김성룡(남궁민 분)은 원래 비리를 저지르며 살아가던 비열한 회계사입니다. 극 초반 그는 조폭의 회계사로 일하며 편법과 탈세에 능한 인물이지만, 우연히 TQ그룹이라는 대기업의 재무이사로 스카우트되면서 그의 인생이 전환점을 맞습니다. 처음에는 회삿돈을 훔치기 위한 목적으로 입사했지만, 부당한 구조조정과 비리를 직접 목격하면서 점차 정의로운 인물로 변화하게 됩니다. 김성룡은 전형적인 영웅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적이고, 때로는 비굴하며, 자기 이익에 민감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런 결점들이 오히려 인간적인 매력을 더하며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그의 재치 있는 언변과 위트는 드라마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기존 오피스 드라마의 진지함을 깨는 데 일조합니다. 그는 조직 내에서 정의의 아이콘이자 이단아로 기능하며, 기존 체제를 뒤흔드는 역할을 맡습니다. 김성룡의 진가는 위기의 순간마다 발휘됩니다. 비리 내부 고발, 경영진의 협박, 회계조작 폭로 등 다양한 상황에서 그는 위협을 무릅쓰고 정면 승부를 펼칩니다. 이는 그가 점점 자기합리화에서 벗어나 공동체적 책임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의미하며, 드라마의 주요 서사를 이끄는 핵심 축이 됩니다.
서율과 윤하경: 대립과 견제의 축
김성룡과 가장 강하게 대립하는 인물은 서율(준호 분)입니다. 그는 TQ그룹의 전략기획실장으로, 젊고 유능하지만 철저히 결과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입니다. 처음에는 김성룡을 하찮게 여기지만, 그의 예측불가한 방식에 점점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서율은 정의보다는 성공과 효율을 중시하는 캐릭터이며, 냉철한 판단력과 공격적인 리더십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서율 역시 단순한 악역은 아닙니다. 과거의 상처와 냉정한 현실 인식이 그의 행동에 영향을 주며, 중반 이후에는 김성룡과의 갈등 속에서 점차 인간적인 내면을 드러냅니다. 특히 후반부에서 조직의 진정한 문제를 인식하며 변화하는 그의 모습은, 악역조차도 성장하고 각성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윤하경(남상미 분)은 감사실 소속으로 김성룡의 행동을 견제하는 인물이자, 동시에 그의 변화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인물입니다. 윤하경은 조직에 대한 신뢰와 이상을 지키려 노력하며, 원칙주의자적 성향을 지녔습니다. 그녀는 김성룡과 서율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며, 도덕적 기준과 감정적 판단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윤하경은 감정선을 드러내기보다는 행동과 직무를 통해 신념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지속적인 원칙 추구의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그녀와 김성룡 사이의 신뢰와 협업은 조직 내 개혁의 상징적인 연대이기도 하며, 시청자들에게 정의와 변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조직 내 조연들의 역할과 상징성
드라마 ‘김과장’이 주목받은 또 하나의 이유는, 조연들의 개성과 서사가 매우 탄탄하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배경 캐릭터가 아닌, 각각의 캐릭터가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현실의 조직을 반영합니다. 예를 들어, 최승호 과장(김강현 분)은 직장 내 생존을 위한 회피형 인물로, 말단 사원에서 팀장으로 가는 중간 관리자들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는 때로는 기회주의적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옳은 선택을 하며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또한, 홍가은(정혜성 분)은 감사실의 핵심 인력으로, 철저한 정보 분석과 기록을 담당합니다. 그녀는 여성 사무직원의 현실적인 고충과 동시에 능력 기반의 평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반영하는 캐릭터입니다. TQ그룹의 고위 임원들—박현도 사장, 최도경 이사 등—은 조직의 부패와 비리의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지위 유지를 위해 어떤 비윤리적 선택도 서슴지 않으며, 드라마 속 악의 구조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인물들입니다. 이들의 존재는 ‘비정상적 시스템’의 현실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김성룡의 투쟁을 더욱 극적으로 만듭니다. 조연 캐릭터들은 단지 웃음을 유발하는 도구가 아닌, 현실적인 직장인의 자화상으로 기능합니다. 이들은 시청자에게 조직 안에서의 역할, 변화 가능성, 한계 등을 돌아보게 만들며, 김과장의 메시지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줍니다.
‘김과장’은 단순한 오피스 드라마를 넘어, 현실 속 조직문화의 부조리와 변화 가능성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각 인물들은 단순한 선악의 구도를 넘어서 복합적인 동기와 성장 과정을 통해 더욱 깊은 몰입을 유도합니다. 드라마를 처음 본 이들에게는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보는 이들에게는 더 깊은 감동과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한 번 감상하며, 조직 속에서 우리가 어떤 ‘김과장’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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